
영국 → 프랑스 → 몰타, 2주간의 신혼여행.
생애 첫 유럽 여행이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그 여행을, 이제 막 결혼한 남편과 함께 떠나게 된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설레고 벅찼다.
그런데 그 여행에서,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선물을 하나 더 받게 됐다.
뭔가 이상하다…?
원래 나는 생리 주기가 칼같이 정확한 편이다. 하루도 어긋난 적이 없을 정도로. 그런데 이번엔 예정일이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었다.
'첫 유럽 여행이라 시차 때문에 몸이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처음엔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낯선 시간대, 낯선 기후, 낯선 음식들. 몸이 놀랄 만도 하지, 하고.
그런데 예정일이 5일을 넘어가던 날, 갑자기 허리가 심하게 아프기 시작했다.
파리의 약국에서 임테기를 구매.
결국 파리의 약국에서 임신테스트기를 사고, 파리 숙소 화장실에서 테스트기를 해보았다.
보통은 초반에 하면 두 줄이 흐리게 나와서 매직아이 하듯 눈을 찡그려 봐야 한다던데….
나는 달랐다. 시약선을 타고 올라가는 순간, 선명한 두 줄이 망설임 없이 쭉 그어졌다.
빼박이었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임신. 한동안 멍하니 그 두 줄을 바라봤다. 충격이었다. 기쁨인지 놀라움인지, 감정이 뒤섞여서 쉽게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여행은 계속됐다.
충격은 충격이었지만, 신혼여행은 신혼여행이었다. 😄
볼 건 보고, 먹을 건 먹고, 할 건 다 했다. 뱃속의 새로운 동행자와 함께, 우리 셋이서 유럽을 누볐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여행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생긴 것 같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산부인과로.
귀국하자마자 휴가를 하루 더 냈다. 그리고 미리 예약해 둔 산부인과로 향했다.
초음파 화면에 작은 점 하나가 보이고.
그 다음 순간,
두근, 두근, 두근.
심장 소리가 들렸다. 0.7cm 밖에 안되는 한 존재가 나에게로 왔다.

그 작은 심장이 이렇게나 힘차게 뛰고 있었다니.
내 안에 심장이 두개가 있다!!🤍
태명은 C'est bon — 쎄봉 🥐
태명을 뭘로 지을까.. 남편하고 한참을 고민했다.
프랑스에서 임신 사실을 알게 됐으니, 그 의미를 담고 싶었다.그렇게 탄생한 태명이 바로 C'est bon’ (쎄봉).
프랑스어로 "좋아, 좋다, 근사해" 라는 뜻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기분이 좋을 때, 뭔가 잘 됐을 때 프랑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내뱉는 말. 삶의 작은 순간들을 긍정하는 말.
네가 찾아와 준 것도, 우리가 만나게 된 것도, 이 모든 것이 — C'est bon.
그렇게 나는 쎄봉맘이 되었다🤍
앞으로 쎄봉이와 함께하는 이야기를 여기에 하나씩 기록해 나가려 합니다. 잘 부탁해요, 쎄봉아🫶